<p></p><br /><br />관용의 상징 프랑스가 이슬람 극단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왜 그런지 세계를 보다 황하람 기자가 분석합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환하게 빛나던 에펠탑이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. <br> <br>수업시간에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당한 중학교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겁니다. <br> <br>니스의 한 성당에서도 아침 기도를 하던 시민을 포함해 3명이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. <br> <br>[안젤로 루소 / 니스 주민] <br>"굉장히 슬프고 정말 저를 힘들게 만드네요.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할 말을 잃었습니다." <br> <br>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도 프랑스 공관을 노린 테러가 잇따르자 마크롱 대통령은 폭력을 조장하는 이슬람 사원 폐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뿔 달린 악마와 주정뱅이. 만평으로 조롱당한 프랑스와 터키 지도자는 말폭탄을 주고 받았습니다. <br> <br>[에마뉘엘 마크롱 / 프랑스 대통령] <br>"종교의 자유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. 비겁한 방식으로 공격받았습니다." <br> <br>[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/ 터키 대통령] <br>"안타깝게도 이번 공격들은 정신 치료가 필요한 프랑스 지도자의 도발로 시작됐습니다." <br> <br>프랑스에선 지난 8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260명 이상이 희생됐습니다. <br> <br>성당과 학교, 언론사 등 테러는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범행 수법도 잔혹해졌습니다. <br><br>프랑스에서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헌법 1조에 담겨 있습니다. <br> <br>종교를 풍자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신성모독으로 간주합니다. <br> <br>자유, 평등, 박애. <br> <br>관용이라는 뜻의 '똘레랑스' 정신이 삼색 국기의 빨간색에 담겨있지만 잇따른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이 빨간색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중학교 교사 참수 용의자는 체첸 출신의 18세 이민자, 니스 흉기 테러 용의자는 튀니지 출신의 21세 청년으로 모두 이슬람국가에서 건너와 프랑스에서 정착했습니다. <br> <br>[이희수 /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(중동 전문가)] <br>"이주민이 680만이니까 10%에 육박했거든요. 10%가 똘똘 뭉치면 모든 정치적 현안에서 캐스팅 보트를 쥡니다. 모든 유럽 국가들이 말은 안 하지만 이 10% 마지노선을 안 넘으려고 발버둥치는 겁니다." <br> <br>문명충돌로 보이지만 난민갈등이라는 겁니다. <br> <br>미국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"이민자들의 종착지가 되는 서구 국가에서는 이슬람 이민자들의 집단 거주화가 심해지고 방어기제로 종교에 더 심취하게 되면서 폭력을 생산하고 있다"고 분석했습니다. <br> <br>정치적 음모론도 제기됩니다. <br> <br>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이슬람 혐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. <br> <br>5년 전 터키 해변으로 밀려온 세 살배기 시리아 꼬마의 시신에 전 세계가 슬픔에 빠졌습니다. <br> <br>프랑스는 이 사건 이후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지만,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관용보다는 혐오가 강하게 자리잡았습니다. <br> <br>폭력과 테러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. <br> <br>하지만, 인권과 인류애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. <br> <br>난민에 대한 교육과 경제적 지원, 그리고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조금더 필요해보입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, 황하람입니다. <br> <br>yellowriver@donga.com <br>영상편집 : 유하영